서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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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리더십아카데미 - 옛 성현의 얼과 지혜가 살아 숨쉬는 곳!


 
작성일 : 12-11-14 13:33
세계가 인정한 경북 서원(조선일보 2012/11/0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701  


세계가 인정한 경북 서원, 선조들의 지혜를 엿보다

입력 : 2012.11.07 15:11 | 수정 : 2012.11.07 15:23
태백산과 소백산 같은 명산의 근간이 모이는 경상북도 북부. 덕분에 옥계, 치산과 같이 빼어난 자연경관을 갖춘 이곳에는 우리의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학문을 닦던 서원이 산재돼 있다.
특히 최초의 서원이라 불리는 영주 소수서원을 비롯해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간직한 우리나라 5대 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 초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 확정된 서원을 직접 찾아가 봤다.
우선 서원은 조선시대부터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전국 곳곳에 세운 사설교육기관을 말하는데, 오늘까지도 제향의례와 사회교육 등 서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 고유의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경상북도 안동시에 있는 '병산서원'은 서원 고유의 기능 뿐만 아니라 한국 건축사에서도 중요한 유적으로 손꼽힌다.
경북 서원만의 우수성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안동의 병산서원. 이곳은 서애 류성룡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곳으로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에도 살아남았던 전국 47개 서원 중 하나다. 특히 이곳은 서원의 기능뿐만 아니라 한국 건축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유적으로 손꼽힌다.
하회마을을 감고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걷다보면 도착하는 병산서원은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앞으로는 낙동강, 강 건너로는 나지막한 산이 병풍처럼 펼쳐져있기 때문이다. 곳곳에 솟은 은행나무는 얼마남지 않은 가을의 정취를 더욱 북돋아준다.
서원의 입구에 들어서면 높은 계단 위에 자리 잡은 만대루가 눈에 띈다. 이곳은 약 200여 명이 수용가능한 대강당으로 다른 서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갖춰 전국 서원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물로 꼽힌다.
병산서원에서 바라본 만대루의 전경. 만대루에 오르면 낙동강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독특한 구조라 함은 누각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과 나무 기둥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세히 보면 기둥의 휘어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이용해 건축했기 때문이다. 건축물 역시 자연의 일부로 여겨 자연과 어울림을 생각한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계단에서 누각으로 오르는 계단 또한 나무로 만들어졌다. 현재는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관람객들은 위로 오를 수 없어 아쉽지만 아쉬움을 달래줄 풍경이 있다. 바로 노을 질 무렵 서원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그야말로 장관으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보도록 하자.
전국 서원 중 가장 유명한 건물로 꼽히는 '만대루'는 독특한 형식의 건축양식을 띄고 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이언적 선생을 기리고, 후진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경주의 옥산서원이다. 이곳은 서원의 기능 중 서책을 보관하고 편찬하는 기능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옥산서원으로 향하는 길은 콧소리가 절로 난다. 좌측으로는 계곡물이 졸졸 흐르고, 우측으로는 울긋불긋 단풍 옷을 갈아입은 나무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옥산서원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전국의 서원 중 가장 많은 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당시 인근 주민들의 노력으로 인해 김부식 삼국사지 원본 9책과 이언적 집필 회재선생문집, 정덕계유사마병목, 해동명적 2책, 기타 1천여 권의 문집 등의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낼 수 있었다.
경상북도 경주시에 있는 '옥산서원'은 우리나라 서원 중 가장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병산서원과 달리 건축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진 않지만 공간적 배치가 돋보이는 곳이다. 대부분 건물이 햇살을 받고자 남향으로 지어진 반면, 이곳의 중심건물들은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서향으로 지어졌다.
서원 입구를 지나면 유생들의 휴식공간인 무변루가 나온다. 이층 건물로 지어진 이곳은 온통 붉은 빛으로 누각에 올라 바라보면 오랜 세월 빛바랜 건물의 기품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누각 앞으로는 옥산서원의 중심건물 구인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사원내의 다양한 행사와 유림의 화합, 학문의 토론 장소로 사용되던 곳이다. 이곳의 옥산서원이라는 현판은 추사 김정희가 쓴 것으로도 알려졌다.
'구인당'에서 바라본 무변루의 모습. 이곳은 유생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됐다.
구인당을 둘러보면 독특한 점이 눈에 띄는데, 바로 마루 양쪽의 방에는 창문이 없다. 이는 주변에 눈길을 주지 않고 학문에만 집중하기 위한 뜻을 담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원의 건물과 마찬가지로 주위의 풍경 역시 볼만하다. 서원 밖으로는 용추폭포와 계곡이 흐르는데, 계곡 사이의 외나무다리를 따라 길을 오르면 독락당과 정혜사지13층 석탑을 볼 수 있다.
옥산서원 앞으로는 용추폭포와 계곡이 흐르는데, 서원과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수묵화와도 같다.
이밖에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경상북도의 서원으로는 안동의 도산서원과 영주의 소수서원 등이 있다. 영주의 소수서원은 조선시대 최초의 사액서원으로서 사학 교육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중종 37년에 풍기군수 주세붕이 안향을 제향하기 위해 건립했다.
안동의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서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퇴계가 후진양성을 위해 1574년에 도산서당과 농운정사를 창건했으며, 퇴계 사후 그의 제자와 유림이 선생의 덕을 추모하기 위해 현재의 건물을 세워 영남학파의 거대한 학맥을 이었으며, 현판글씨는 당대 명필 한석봉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상북도 안동시에 위치한 '도산서원'의 전경. 이곳은 퇴계 이황의 서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경북의 서원은 조선시대 사학 교육기관의 전형으로 주변 경관과 조화되는 한국 특유의 공간 유형과 건축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제향의례와 강학 및 사회교육 등 서원 본연의 기능을 오늘날까지 수행하고 있는 문화유산이다.
또한 서원은 서적과 판본의 유통‧확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특히 제향의식은 동아시아 서원 관련 유산 중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로 전승되고 있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서원 정보
경주 옥산서원 : 경상북도 경주 안강읍 옥산리 7
안동 병산서원 : 경상북도 안동 풍천면 병산리 30
안동 도산서원 : 경상북도 안동 도산면 토계리 680
영주 소수서원 : 경상북도 영주 순흥면 내죽리 151-2